▲ 강홍우 전 철성초등학교 교장

한반도는 지금 핵으로 인하여 근심과 걱정을 넘어 핵의 공포 속에 살고 있다. 북한에서는 핵폭탄을 개발하여 세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남한에서는 지진에 의한 원자력발전소의 폭발을 염려하고 있다.

핵(核)이라고 하면 ‘사물이나 현상의 중심’이라는 사전적 뜻도 있지만, 주로 화학 원소인 우라늄을 일컫는다. 우주 만물의 모든 물질은 원자라는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자의 중심에는 더 작은 입자인 원자핵이 있다. 과학자들은 우라늄이라는 원자가 갈라질 때 에너지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 핵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만큼 중요한 위치에 올라있다. 가까이는 의료 기기에서부터 전기, 핵 잠수함, 우주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그 이용률이 대단히 많다. 우주선에는 핵 엔진을 사용한다. 기존 수소나 산소를 연료로 하는 로켓으로는 먼 거리의 별에 가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핵분열을 일으켜 필요한 열로 증기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핵은 인류에게 유용하기도 하지만, 핵폭탄 같은 핵무기 때문에 큰 화근이 되기도 한다.

북한 김정은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그 핵무기를 실어 나를 대륙간탄도유도탄(ICBM)이라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는 이런 핵무기 개발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잇단 경제적 제재를 가하지만, ‘쇠귀 경 읽기’ 격으로 저들만의 성취욕에 광분하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개발된 탄도미사일만으로도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여기에 핵탄두를 장착한다면 미국도 초토화 할 수 있다며 위협하고 있다. 어디 미국뿐이겠는가? 북한의 핵개발은 명분으로는 미국을 겨냥하고 있으나, 간간히 우리나라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처럼 핵을 무기화 할 때는 세계의 공포 대상이 된다.  

사실 이런 북한의 핵무기 개발도 문제이만, 우리나라에서는 핵발전소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탈 원전 시대’를 선포하고 신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대체하겠다고 하여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다. 신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수력, 가스등으로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 정책 목표가 핵발전소의 사고나 파괴 나아가 핵폐기물 등 방사능 유출의 위험에서 국민의 안전을 도모한다니 바람직하지만, 에너지의 수급 차질에는 문제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전기요금 문제인데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 원가가 다른 발전에 비해 엄청 싸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고, 전기요금이 오르면 덩달아서 물가도 오르게 될 것이란다. 다음으로 전력 수급 문제이다. 밤이나 구름이 끼면 태양광 발전은 안 이뤄지며, 바람이 불지 않으면 풍력도 멈춘다. 갈수록 전기의 수요는 급증하는데 전기 발전 용량은 줄어든다면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가스인 LNG로 발전을 한다지만 그 비용은 엄청날 것이란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문재인 정권 5년 내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사실 그 이후가 문제이다. 그런가하면 정부 정책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전기요금 폭탄이라는 의견은 ‘가짜 뉴스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다. 찬반여론이 팽팽해지자 정부에서는 국민배심원단을 구성하여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다. 앞으로 핵발전소의 폐쇄며 건설 중인 고리 원전 5․ 6호기의 존폐문제는 공론화 위원회에서 토론을 거쳐 결정하리라고 한다. 이처럼 원전의 안전 문제가 대두 된 데는 근래 일본 후쿠시마에서 지진에 의한 해일이 핵발전소를 덮쳐 원자로 폭발로 방사능이 유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에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인근에 지진이 일어나는 활성 단층이 존재하고 있어, 지역 주민은 물론이요 국민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핵발전소 역사는 1970년 석유파동으로 전력 공급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함에 서둘러 1971년 고리원자력 1호기를 건설했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핵발전소가 고리, 영광, 월성, 울진 등의 네 곳에 모두 24기가 있으나, 앞으로 2기의 발전소를 건설 중에 있었다. 이처럼 경상도 지역에 핵발전소가 집중되어 있는 것은 이 지역에 중화학공업단지가 모여 있어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서였다. 이 핵발전소는 지금까지 중화학 공업 육성에 크게 이바지 해 왔다. 

이번 탈 원전 조치로 건설 중이던 신 고리 원전5․6호기의 건설비용 1조 6천억 원과 해외 원전 수출 중단 등으로 하여 무려 56조원이라는 돈이 날아갈 판이란다. 어찌 사람의 생명을 돈으로 비교할 것이냐? 라고도 하겠지만 엄청난 국가적 손실인데다 더구나 지진에 의한 공포마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지진의 강도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원전은 안전하다는 진단이다. 우리나라는 왜 정권이 바뀌면 완전히 새 세상이 될까? 앞의 정권들은 뭘 하였기에 이처럼 온통 뒤집어야하는가? 지금 원전 문제뿐만이 아니다. 5년마다 이렇게 뒤집을 것인가? 

사람이 살아가면서 근심, 걱정이 없는 사람은 없다. 지나치게 큰 근심으로 두려움을 느끼거나 공포에 시달린다면 그 근원은 없애야 된다. 그러나 기우(杞憂)라는 말이 있듯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 원전 가동 후 40여 년간 지진에 의한 피해는 없었다. 핵발전소가 공포의 대상이라면 이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진도 9에도 견디는 원자로를 만들면 된다. 지나친 근심으로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를 태우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