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고성미래신문 논설위원

옥천사성보박물관과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는 2017년 특별전 ‘우리들의 성자 무생 응진 아라한의 귀향과 염원’ 전시회를 열고 있다. 옥천사에 조성된 나한전의 가치는 국보급이다. 이 중 7분이나 도난을 당했는데 금번 4분의 귀향기념으로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직도 3분의 귀향을 바라는 뜻에서 귀향과 염원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불교신앙 가운데 하나인 나한신앙은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반 불자들에게 편안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와 탈권위적 신앙의 형태로 중생들의 요구에 부응하며 성행해 왔다. 특히 조선 후기 나한신앙의 성행은 깨달음과 성취, 조사숭배를 중시하는 선종의 특성과 흐름을 같이 한다.
나한은 아라한을 뜻하는 말이다. 즉 아라한은 부처의 제자로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 이들을 통칭하는데 신통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고 그림이나 조각으로 만들어 예경의 대상이 되어왔다. 중국의 당송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임진왜란 이후에 활발하게 조성되어 발달했다.
경전에는 존명과 성격 그리고 역할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나한의 형상에 관한 특징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나한상을 표현할 때 비구의 모습을 기본으로 하여 신통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상상한 듯 해학적이면서 편안하고 자유로운 모습과 자세를 보여준다.
깨달음을 얻어 아라한과를 얻은 나한은 응공 응진 무생 등으로 달리 부르기도 하고 아라한을 줄여서 흔히 나한이라고 한다. 이들 나한은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불제자 16나한의 모습으로 나한전, 응진전, 영산전 등 전각에 봉안되어 있다.
옥천사 나한전은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제화갈라보살과 미륵보살이 좌우로 있는 삼존불이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다. 전각 안으로 들어가면 삼존불 좌우로 16나한상을 만날 수 있다. 호법신장이 문 입구에 버티고 있다.
여느 절과 마찬가지로 대웅전 뒤에 있는 나한전에는 엄정하면서 익살스러운 16나한을 만날 수 있다. 나한들은 2자정도 자그마한 크기로 만들어졌다. 이들은 전체를 하나의 통나무로 조각하였으며 지물을 지닌 모습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손을 별도로 조각하여 팔에 끼웠다. 지물은 호랑이 같은 작은 동물들이 최고의 경지에 오른 나한에게 재롱을 떨고 있는 등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녹음이 짙어진 한여름 뭇 대중의 정성이 모인 깨달음의 자리에 불교와 불교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께 참관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