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현 편집국장

고성군은 지난 6월 27일 엑스포 이사회를 통해 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차기 군수와 새로 구성되는 고성군의회에서 개최여부 및 개최시기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는 지난 3월 31일 제57차 이사회에서 발표된 2019년 개최하고 행사기간은 52일로 축소해 열 것을 검토 중이라는 발표를 석 달 만에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본지도, 함께 취재했던 지역신문들도 2019년 개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군과 이사회 등이 조율된 것이라 생각되어 기사화 했다. 

당시 본지는 ‘차기 공룡엑스포 2019년 개최’라고 타이틀을 걸었고, 관내 지역 신문도 비슷한 제목으로 기사를 걸고 인근 지역신문도 이 보도를 잇달았다.

왜 석 달이 지난 지금 완전히 뒤집어 진 것일까. 이 물음에는 굳이 따져 물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군수 궐위가 답이다. 지명직인 군수권한대행인 부군수가 밀어붙일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고위직 공무원이 -곧 퇴직을 하는 마당에- 나설 필요도 없다. 그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군수가 선출되고 힘 좋은 의회가 구성되면 그들이 나서 엑스포의 개최여부와 개최시기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무난하다.

그런데 왠지 씁쓸하다. 우선 생각해 볼 문제는 2018년 지방선거 이후 결정권자와 의회 구성 이후 엑스포를 결정할  경우 2019년 개최는 어렵다. 긴급히 진행한다면 2020년 정도 가능할까. 

우리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사랑하고 열광한다. 왜 그런가. 올림픽과 월드컵이 주는 그 감동과 도전 정신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쿠베르탱 남작의 올림픽 부활 이후 계속되어 온 4년 터울의 대회 개최다. 테러사건에도, 냉전시대에도 그 정신은 이어 왔기 때문에 그 영광은 계속되는 것이라 감히 생각한다.

고성공룡엑스포는 2006년, 2009년, 2012년 3년 연속 열렸다. 이후 2015년 열려야 했으나 그 당시도 군수 결위로 2016년 지난해에 열렸다. 이미 연속성은 한번 틀어졌다. 결국 조직위의 생각대로라면 2006년, 2009년, 2012년, 2016년, 2020년에 열리는 것이다. 혹자는 그것이 뭐 중요하느냐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군민들이 축제는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데 동감하고 있다.

조직위의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단체장과 의회 구성 이후 엑스포의 개최시기와 여부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결정에 대한 이유도 빈약하고 이율배반적이다. 그들은 68억원이란 사업비 확보가 시간적으로 부족하고, 동고성체육공원 준공으로 주차장 부족, 엄청난 군비 투입에 따른 군민 공감대 형성의 어려움 등을 들었다.

사업비 확보의 시간 부족은 핑계다. 하 전 군수가 당선무효가 되고 10월 고성군수 보궐선거가 이뤄져 최 전 군수가 당선됐다. 1년 가까이 동안 엑스포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지만 결국 2016년 엑스포를 개최했다. 군수권한대행이든 고위 간부든 강력한 의지와 고성군의 위한 마음이 있다면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다.

주차장 부족도 우습다. 불과 3개월 전에는 행사장 인근 두 곳을 지정하며 신규 주차장 확보가 가능하다고 해 놓고 이제는 어렵다니. 조직위는 주차장 확보가 왜 어려운지 정확한 경위를 밝혀 달라. 

아울러 군민 공감대 형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또한 공감할 수 없는 것은 조직위는 3개월의 기간 동안 고성군 의견청취와 고성군의회 보고 등을 통해 방침을 결정했다고 했다. 과연 군민들의 의견은 들어 보았다고 한다면 믿어야 되나.

이사회 말미, 씁쓸함은 소태처럼 쓴맛이 입안을 감돈다. 이사들은 침묵하고 한 이사는 일단 통과를 하자고 한다. 외부에서 영입된 이사는 축제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세미엑스포를 하자고 건의한다. 그는 고성공룡엑스포가 연속성을 잃고 엑스포가 주기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해남 등 다른 곳에 현재 우리가 가진 공룡브랜드를 빼앗길까 걱정한다. 관내 이사들은 침묵하고 일단 통과를 하잖다. 오늘도 원안 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