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홍우 전 고성향토사연구회 사무국장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정유년은 닭띠 해이다. 장닭이 울면 새벽이오고 암탉이 울면 달걀이 생긴다. 고성미래신문 독자 여러분 모두는 밝고 뜻을 이루는 한해가 되길 빈다.
지난해 11월 고성신문에 게재된 ‘새 고성군지를 보고’라는 필자의 글에 대해 고성군지의 편집인으로부터 심한 반박을 들었다. 하지만 이 글은 바른 향토사 정립을 위해서 쓴 글이었지, 개인감정에서 쓴 글이 아님은 독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반박 이유인즉 필자가 역사서인 고성군지의 개관 지면에 어찌 소설을 그대로 전재 했는가? 라며 이의를 제기한데 따른 변론이었다.
예로서 통영시지에서도 박경리의 소설 ‘토지’며 ‘김약국의 딸들’에 나오는 통영을 차용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통영시립도서관에 가서 ‘통영시지’를 살펴봤다. 혹시 내가 역사인식을 잘못하고 있지나 않나? 해서였다. 그러나 나는 통영시지를 보고 참으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영시지를 펼쳐보니 역사 개관 부분에서는 전혀 반박에서 제시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한마디로 박경리라는 이름조차 없었으며 ‘토지’니 ‘김약국의 딸들’이라는 내용에서 차용했다는 글을 찾을 수가 없었다. 통영시지는 내용면에서도 일반 역사서처럼 상권 본론의 첫 부분에 연혁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이어 ‘통영400년, 그 영광과 미래’라는 글에서 소주제별로 서술하여 통영을 제대로 소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글은 박경리의 소설에서 차용한 것이 아니고 정갑섭(鄭甲涉) 이라는 분이 쓴 글이었다. 그 외에도 내용 중에 확실치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되는 부분은 그 사유를 들어 ‘논하지 않기로 함’이라고 정리가 되어 있었다. 통영시지에서는 대단원의 끝에는 반드시 그 글을 기술한 필자의 이름을 적어 놓아 책임을 분명히 했다.
참고로 고성군지에서는 누가 어떤 영역을 집필했는지, 그 책임한계를 알 수 없다.  역사서는 자료를 많이 나열한다고 해서 올바른 것이 아니라 시대별, 사건별로 요약과 정리를 바르게 해야 한다. 또 다른 이유로 ‘고성군지가 완벽할 수도 없으며 모두의 입맛에 맞을 수도 없습니다.’라고 했는데, 어찌 역사서를 모두의 입맛에 맞춰 쓰겠는가? 역사서는 오로지 진실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역사교과서를 놓고 시시비비가 일어나는 것도 정권이나 저자, 교사의 입맛에 맞추려 하기 때문이다.
소가야를 ‘쇠가야’로 부른 것은 어느 학자의 의견에 따른 것이란다. 만약 그런 주장을 하는 학자가 있다면 그분의 학문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필자가 새 고성군지를 보고 의견을 제기한 것은 시기와 질투에서 기인한 것이라는데, 바른 서평을 위증으로 반박한 것은 참으로 적반하장 격이다.
 차제에 새 고성군지에서의 문제점을 몇 가지 추록하고자 한다. 먼저 소가야의 한자 표기법이다. 새 고성군지에서는 소가야의 한자 표기를 소가야(小加耶)로 표기하고 있다. 이 ‘소가야’라는 이름은 고유명사로 사람 이름과도 같아서 처음 표기방식에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 ‘가야(加耶)’라는 이름은 삼국사기에 나오지만 ‘소가야(小伽耶)’라는 이름은 삼국유사에서 나온다. 이 본래의 표기법이 시대에 따라 3가지(小加耶. 小伽耶. 小伽倻)한자로 표기가 되어왔다. 가야라는 이름은 지금도 영남지방의 각급 학교며 기관에서 한자표기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소가야’라는 이름은 고성과 통영에서만 한정된 이름이다. 예컨대 소가야문화보존회. 소가야문화제. 소가야서화회. 소가야시조문학회 소가야중학교 등을 살펴보면 아마 고성군지에서 인용한 小加耶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지역 주민으로서는 그 표기법에 따르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했음인지 소가야문화의 중심인 ‘소가야문화보존회’는 아예 한글 현판으로 갈아 붙였다. 참고로 통영시지에서는 小伽倻로 표기하고 있으며, 국어사전과 국사대사전에서도 역시 小伽倻로 표기되어 있다. 컴퓨터에서도 소가야의 한자를 변형하면 小伽倻로 나온다. 얼마 전 새 고성군지의 편찬 위원이자 본군 출신 사학자는 공석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고 “사람이 사는 곳을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人)변을 붙이는 게 마땅하다.”라고 했다. 어떻던 이 표기법은 고성군민의 공론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고 본다.
 다음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전승지 적진포해전(赤珍浦海戰)에 관해 살펴보자. 새 고성군지에서는 적진포해전을 한자로 積珍浦해전(적진포해전)으로 병기해 놓고 거류면 화당리로 정리를 해 놓았다. 이 적진포 해전은 이순신 장군이 임금께 올린 장계 옥포승첩에 기록이 되어 있다. 여기서는 赤珍浦海戰(적진포해전)이라고 써 있어 적자가 분명 붉을적자로 되어 있다. 즉 동음(同音) 2자(字)로 표기가 된 것이다. 이 적진포해전지를 지금까지는 역사학자들이 통영시 광도면 적덕으로 비정을 해 놓았으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고성의 어느 지역일 것이라는 학설이 유력하다. 이에 고성문화원에서는 여러 학자들을 초빙해 고찰하는 학술대회를 가졌다. 모두 다섯 명의 학자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積珍浦(적진포)와 남촌진, 화당리는 같은 지명이나, 이순신 장군의 장계에 적힌 적진포(赤珍浦)에 관해서는 유적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했다. 고성군내에서도 이 적진포에 관해서, 화당리, 당동만, 동해면 내산리, 신용리 등 여러 곳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 한 치의 의혹도 없이 화당리라고 지정한 것은 좀 시기상조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비록 곁가지에 불과하지만 언뜻 보니, 거류면내 초등학교가 3곳인데 2곳으로, 장의사(藏義寺)를 藏儀寺로 표기했으며, 고성문인협회 회장의 임기가 2년인데 1년으로, 고성신문 초대 인쇄인이 강한순 씨인데 강한형으로 기록해 놓았다.
이렇듯 오류와 오기가 많은 고성군지가 과연 역사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는가? 고성군민과 출향 민들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