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병신년 한해를 되돌아보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참으로 실감났던 한해였다.
어려운 경제는 뒤로 하더라도 온 국민을 패닉 상태로 몰고 간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껍질을 벗길수록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더 불거져 나와 도대체 그 끝이 어디쯤인지 종잡을 수 없을 지경으로 해를 넘긴 정유년에도 진행형이다.
우리 고성 또한 마찬가지. 최평호 군수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더니 이어 이군현 국회의원마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군현 의원은 지난해 6월 실시된 제20대 총선에서 전국 유일하게 무투표 당선 돼 화제가 되더니 곧바로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기소 돼 지역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 의원은 3선을 내리 통영‧고성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 된 인물이다. 그만큼 당원들과 군민들에게 과분 하리만큼 사랑을 받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신뢰를 보여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연말부터 보여준 이 의원의 행보는 우리지역 새누리당 당원들과 군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해 정치지도자로써의 신뢰감이 상실된 느낌이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보좌진 급여 중 2억 4천 여 만원을 되돌려 받아 국회 등록되지 않은 직원 급여와 사무실 운영비로 사용하여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이 의원은 이러한 혐의에 대해 자신은 개인용도로 한 푼 도 착복하지 않았다며 항변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법을 준수하고 지켜야 할 정치지도자로써의 할 말은 아니다.
이러한 물의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지역민들이나 새누리당 당원들에게 단 한마디의 사과나 해명조차 하지 않아 비난을 받더니 지난해 연말에는 느닷없이 자신을 4선에 이르게 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가칭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해 지역민들과 당원들을 또 한 번 혼란스럽게 했다.
이어 새해 벽두부터 통영‧고성을 오가며 “이군현 국회의원과 함께 하는 신년인사회”를 개최하며 자신의 탈당을 합리화 했다.
이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을 탓하거나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순서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기에 하는 말이다.
이 의원은 지난 10년간 자신을 지지한 당원과 군민들을 속였다. 아직 법원의 판결이 남아있긴 하지만 어찌되었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분명하기에 물의를 빚은데 대해 정치 지도자로써 대 군민 사과는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사과는 커녕 철저하게 당원과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일관했다.
이와 더불어 이 의원은 새누리당 통영‧고성 당원협의회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새누리당이 침몰 위기에 있자 혼자 살겠다는 마음으로 수 많은 당원들을 뒤로 하고 하선했다.
그리해놓고 뒤늦게 옛 동지들을 모아 “탈당이 아닌 분당이다”며 탈당을 합리화 하면서 여전히 새누리당 위원장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은 또 한 번 군민과 당원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비겁한 정치 행태다.
그 예로 지난 3일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이 의원은 자신의 사무실 팀장이 “새누리당 협의회장과 당직자들에게 개혁보수신당에 관해 따로 연락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당원들에게 신당으로 갈아타라는 암시를 시사한 것 이여서 당원 분열 조장을 뒷받침 했다.
본지는 특정 정당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이 의원이 새누리당에 받은 사랑이 과분 하리만큼 많았기에 적어도 탈당 이전에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하여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순서이고, 당을 떠났으면 더 이상 당원들을 동요해서도 안 된다.
이제는 새누리당을 떠났으니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군민과 당원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는다. 얄팍하게 ‘분당’이라는 속임수로 양다리를 걸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한 늦었지만 10년 동안 믿고 지지해 준 지역민들에게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사과와 해명이 있어야 비겁한 정치인으로 낙인찍히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