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위방불입이란 위태롭고 혼란에 처해 있는 나라에는 들어가지 말고 관광이나 선견지 견학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은 굳이 나라와 국가 간의 사이에 국한된 말만은 아니다.
사람이 처세하는데 있어서 위험한 지방이나 단체나 모임에는 가담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에는 또 다른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다른 새로운 곳에 들어가지 말라는 뜻이지 이미 자기가 몸담고 있는 곳이 위태롭다고 해서 도망쳐 나오란 말은 결코 아닌 것이다.
논어 태백편(泰伯篇)에 있는 공자의 말씀인데 앞뒤의 그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독실하게 학문을 좋아하고 죽음으로서 옳은 도리를 지킨다(篤信好學 守死善道) 위태한 나라는 들어가지 말고 반란이 일어나 있는 나라에는 머물러 살지 않는다(危邦不入 亂邦不居)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타나고 도가 없으면 숨는다(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 나라에 도가 있는데 가난하고 천한 것도 부끄러운 일이요, 나라에 도가 없는데 부자로 살거나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도 부끄러울 일이다(邦有道貧且賤焉恥 邦無道富且貴焉恥也)
올바른 세상에 가난하거나 출세를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신이 아무른 재주나 지식이 없다는 것이 되므로 선비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불의와 부정이 판을 치는 세상에 그 자신이 부귀를 누리고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그 불의와 부정의 장본인이거나 적어도 그 불의와 부정의 비호 아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되므로 깨끗한 선비로서는 역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 말은 널리 인용되는 말 중의 하나가 되어 있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말이 전해오고 있다. 위편은 가죽으로 맨 책 끈을 말한다. 즉 공자가 늦게 주역(周易)을 좋아하여 주역을 읽어 가죽 끈이 세 번 끊어졌다(公子晩而 讀易韋編三絶)고 했다.
그래서 공자 같은 성인으로서도 학문 연구를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했다는 한 예로서 이 말이 인용되기도 하고 또 후인들의 학문에 대한 열의를 나타내는 말로도 인용되곤 했다.
천재의 99%가 노력이란 말과 같이 공자의 위대한 문학적 업적 가운데는 이 주역끈 삼절과 같은 노력이 숨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자는 자신을 평하기를 나는 발분(發憤)하여 밥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으로 근심마저 잊은 채 세월이 흘러 몸이 늙어가는 것조차 모른다고 했다. 공자는 또 음악을 좋아했는데 제나라로 가서 소(昭)라는 음악을 들었을 때는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모를 정도로 열중한 끝에 내가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다.
주역이란 책은 상‧중‧하 3권으로 천지조화와 동서남북의 위치와 24방위의 신명도와 사람의 길흉화복의 원리, 그리고 경천동지하는 천하의 조화를 수록한 책으로써 퇴계 이황 선생께서도 책의 끈이 끊어지도록 읽었다 하며 고성출신 백구룡 선생께서도 주역을 통달하여 천지신명을 깜짝 놀라게 한 귀중한 서적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책입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서적 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