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부터 9월 2일까지 7박 9일간의 일정으로 해외연수에 나선 고성군의회, 이번 해외연수가 외유성 또는 감사대상 단체와 동행한 것이라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그러한 지적을 뒤로하고 이쌍자 의원이 해외연수에서 보고 느낀점, 선진국 사례 등을 소개하며 더불어 고성군의회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보고서를 제출했다.』 

▲ 이쌍자 군의원

제7대 고성군 의회가 출범하고 세 번째 실시한 이번 국외연수는 2016년 8월 25일부터 9월 2일까지 7박 9일간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하여 헝가리, 체코 그리고 독일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구성되었다. 해마다 있었던 연수이지만 처음 참가한 연수라 긴장과 책임감으로 열심히 적고 사진으로 담아왔다.
고성에서 인천 공항까지 5시간 버스이동과 11시간의 긴 비행을 한 후 도착과 함께 다시 버스로 짧게는 3시간 길게는 8시간의 강행군을 하면서 4개국 연수 일정이 진행되었다. 우리나라와의 시차(7시간) 적응에 다소 힘들었으나 다행히 화창한 날씨 덕분에 도보로 진행된 일정을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었다.
뮌헨 공항에서 짤쯔부르크로 버스 이동을 하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넓게 펼쳐진 목초지와 잘 정돈된 도로망, 저 멀리 연결된 알프스산맥의 아름다움과 하얀 보석같이 빛나 보이는 석회암의 암반,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또한 집집마다 조성된 정원과 화단, 테라스마다 늘어뜨린 화분들 그리고 공공시설 주변과 도로 등에 조성된 녹지공간들은 정갈하고 평안해 보였으며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지속가능한 환경정책으로 녹지공간 조성을 법으로 규정하여 개인 정원의 관리는 소유주가 반드시 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에는 범칙금이 부과되는 등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었고, 공공부지는 지자체에서 관리를 하고 있었다. 우리군도 환경 정화활동이라는 목적으로 사회단체 등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쓰레기 줍기 등 1회성 사업이 아닌 꽃밭이나 꽃길가꾸기사업 또는 잔여 부지를 활용한 녹지공간 조성사업 등 자연보호와 환경을 중요시하는 사업의 발굴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날부터 진행된 비엔나, 부다페스트, 프라하 등 도심 속의 건축물들은 중세시대의 것을 잘 보존하여(거의 돌을 사용하여 건축하고 건물마다 조각상 조각이 설치되어 있음.) 도시 전체가 관광지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가톨릭 계통의 천년 가까이 된 성당이 아직도 온전히 보존되어 사용되고 있는 사실이 놀라웠으며, 심지어 체코 프라하의 성 비트성당은 600여년 동안 증·개축이 계속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건물마다 있는 조각들은 “과연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정도였다.
지열을 이용한 전력공급으로 전봇대와 전선줄이 보이지 않아 인도 한 가운데에도 전봇대가 서 있고 전선줄이 복잡하게 엉켜있는 우리 지역과 너무나 대조된 모습이었고, 최소 10년 이상 심지어 30~40년이나 된 보도블록도 건축물과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매년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있다는 민원을 접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아스콘 바닥이 파손되고 블록이 돌출되는 우리 지역에서 꼭 배워야할 점이다. 또한 인도와 차도의 턱 높이가 없거나 낮아 시설비 절감과 함께 고른 노면을 만들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
잘 정돈된 도심 속의 도로망과 가로수, 넓은 인도에 설치된 노천카페, 잘 만들어진 넓은 자전거 도로는 부럽기만 하였다. 이번 연수의 가장 큰 목적은 고성읍에 계획 중인 자전거도로에 대한 벤치마킹이었다.(※추후 추가보고서 참조) 공해를 줄이기 위한 대중교통 수단인 트램과 같이 사용하는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의 활용은 관광대국의 명성답게 시민과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오스트리아에서 사람과 자동차 그리고 자전거 공존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4개국을 다니는 동안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처럼 화려하고 현란한 간판을 보기 어려웠고 특히 게트라이데 가세의 간판들은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며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명소로 자리 잡았고 시내도로나 상가 어느 곳에서도 불법 벽보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전단지나 홍보벽보는 도로변에 설치된 벽보판이 전부였다.
시민을 생각한 세심한 행정을 볼 수 있었다. 그 예로 도심 속의 하수구 바닥면(물 빠짐)은 자연스럽게 경사면을 두고 설치해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게 하는 등 보행자에 대한 배려를 염두에 두고 시공하였음을 알 수 있었으며 도로 곳곳에 설치된 맨홀 뚜껑마저도 도시디자인에 알맞게 설치하였다.
유럽은 종교적인 영향으로 성당과 공원이 많이 설치되었다. 도심 속의 공원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특이한 게 있다면 작은 공원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산책길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예쁜 벤치, 가족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탁구대,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풋살 경기장 등 시민을 베려한 공원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 도심공원이 부족한 우리 군에서도 벤치마킹 해볼 만했다.
7박 9일의 연수일정 동안 가는 곳마다 오래된 역사를 볼 수 있었으며, 수천 수백년의 역사가 아직도 살아 숨 쉬는 듯했고 문화자원의 보존과 전통문화의 계승을 통한 유럽인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 친화적인 정책과 시민의식도 굳건히 자리 잡고 있었다.
일부 군민들의 따가운 눈초리와 질타를 받은 연수였지만 보고, 느끼고, 배운 내용들은 고성군에 접목시킬 수 있는 관광산업 활성화 대안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군민이 행복한 살맛나는 고성 건설을 위한 좋은 정책 발굴이 나의 숙제로 남았다고 생각한다.
이 시간을 빌려 함께 하신 모든 분들(장시간의 버스이동과 빡빡한 일정을 무사히 마쳐주신 분들)에게 수고의 인사를 드린다.

◎ 고성군의회 발전 방안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핵심적 구성요소이다. 지방의회가 해산되어 30년 만에 부활되기까지를 지방자치의 암흑기라고 표현하는 것도 지방의회가 지방자치의 상징임을 나타낸다. 우리 고성군의회는 군민의 복지욕구 충족, 여론수렴, 집행부와의 가교 역할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직선제를 도입한 우리나라와 의원내각제를 도입한 체코와의 제도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고 도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신생 민주국가로 빠르게 안정화된 체코국회의 장점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견제와 감시한다는 명분만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 제도의 한계로 인해 의정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조례는 법령의 범위 내에서만 제정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특성을 고려한 입법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고성군 같은 작은 도시의 경우 각종 규제로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권한을 확보해야만 의회의 위상을 확립하고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의회사무과 직원들의 역량강화를 통한 보좌기능이 필요하다. 사무과 직원들의 역할은 의사진행보조나 의원들의 일상적인 자료수집 역할이 아닌 조례발의나 의안심사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행정수요가 늘어나고 의회가 심의해야 할 사항들은 점점 전문지식을 요구한다. 이에 대비해 공부하는 의원상을 정립하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제출한 조례안을 심의하여 통과시키는 소극적 역할에 그치지 않고 군민의 의견을 수렴한 의원발의, 주요정책안 제시 등 정책결정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군민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군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 발로 뛰는 의정활동을 통해 군정과 의정에 반영하고, 군민들을 대신하여 정책문제를 심도 있게 토론·심의하고, 집행부를 강력하게 견제·비판하며, 의원 스스로의 도덕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