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태웅 취재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연령을 현행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낮추는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25일 국회에 제출했다.
선관위는 OECD 국가 중 투표권이 만19세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점과 투표권을 제외한 결혼, 8.9급 공무원 임용, 군입대 등의 여러 법령의 연령 기준이 만18세인 점을 들며 참정권 확대를 위해 선거 연령을 하향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의 교육 수준 향상과 인터넷을 통한 정보 교류로 18세 청소년도 정치적 판단을 통해 선거권을 행사할 능력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을 비롯한 일부 청년단체, 청소년단체 등은 중앙선관위의 선거연령 하향 추진을 환영하고 있으며, 오히려 선관위의 개정 추진이 늦은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
현재 미국, 독일,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만18세부터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마이클 세션즈가 만18세의 나이에 미국 미시간주 힐스데일 카운티 시장에, 독일에서는 안나 뤼어만이 만19세 나이로 국회의원에 선출된 바 있다.
이처럼 미디어의 발달과 교육수준이 날로 높아지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선거연령 하향을 통한 참정권 확대는 더 이상 논란거리가 아닌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단순히 선거연령만 하향하고 방치해둘 것이 아니라 선거권을 가질 청소년들에게 그에 맞는 정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치관련 교육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도 될 정도로 매우 취약한 부분이다. 심지어 정당에서조차 미래세대를 키우기 위한 체계적 교육, 활동 시스템이 없는 실정이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이러니 정치에 관심있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스스로 찾아 배우는 수밖에 없게 되고, 점점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만12세부터 모의선거를 실시하고 그 자료를 실제 선거에서 당선된 당선자에게 넘겨 향후 청소년 정책 등을 결정할 때 참고할 정도로 학생들의 정치 참여‧관심도가 높다고 한다.
선거연령 하향하고도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참여하려는 문화가 자리잡지 못한다면 지금의 청년세대처럼 낮은 투표율이 나타나는 현상이 반복‧순환 될 것이다.
이번 중앙선관위의 개정 의견이 선거연령 하향으로 이어질지, 또 선거연령 하향을 통해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정치, 민주주의 문화가 조성될 수 있을지 국민들이 관심을 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